나이가 들수록 한 번쯤은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내야 편안할까?”, “혹시 아프게 되면 가족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삶의 마지막을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을 웰다잉(Well-dying)이라고 합니다.
웰다잉은 단순히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더 의미 있게 보내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뜻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과정에 가깝습니다.
특히 60대 이상이라면 건강, 가족관계, 재산, 의료 결정처럼 앞으로 한 번쯤 마주하게 될 문제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어르신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웰다잉 프로그램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인생노트 등 웰다잉 준비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웰다잉이란 무엇인가요?
웰다잉은 단순히 ‘잘 죽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삶을 원하는지 생각하며 마지막 순간에도 가능한 범위에서 본인의 가치와 선택을 존중받도록 준비하는 개념입니다.
웰다잉은 웰라이프(Well-life), 웰에이징(Well-aging)과도 연결됩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돌보는 것이 웰라이프와 웰에이징이라면, 웰다잉은 치료와 돌봄, 장례,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 등을 미리 생각하고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결국 웰다잉 준비는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더욱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노후 준비의 한 부분입니다.
왜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빠른 고령화도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였으며, 2030년에는 25.3%, 2035년에는 29.9%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부모님의 치료와 간병을 직접 경험하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나는 어떤 치료를 원할까?”, “가족에게 어떤 준비를 남겨두면 좋을까?”를 미리 생각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도적인 변화도 있습니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2018년 2월 본격 시행됐으며,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26년 9월 26일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누적 등록자는 약 355만 8천 명에 이릅니다.
60대 이상이 알아두면 좋은 웰다잉 프로그램
- 1.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하기
대표적인 웰다잉 프로그램 중 하나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과 작성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 성인이 향후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되었을 때를 대비해 연명의료와 호스피스에 관한 자신의 뜻을 미리 문서로 남기는 제도입니다.
작성하려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방문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합니다.
방문할 때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본인 확인이 가능한 신분증을 준비하면 됩니다.
한 번 작성했다고 해서 결정이 평생 고정되는 것은 아니에요.
본인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내용을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으며, 처음 작성했던 기관이 아니더라도 지정된 등록기관에서 변경이 가능합니다.
가까운 등록기관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고 해서 바로 연명의료가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임종과정에서는 법에서 정한 의료진의 판단과 환자 의사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 2. 웰다잉 교육과 인생노트 활용하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외에도 복지관이나 평생학습기관, 지자체, 민간단체 등에서 웰다잉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프로그램 내용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인생 회고, 자서전·인생노트 작성, 죽음에 대한 이해, 관계 정리, 장례와 삶의 마무리에 대한 교육 등이 포함될 수 있어요.
대한웰다잉협회에서도 웰다잉 기본교육을 비롯해 자서전쓰기·인생노트 관련 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과정마다 대상과 일정, 비용이 다르므로 참여 전 최신 교육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인생노트는 별도의 교육을 받지 않아도 집에서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연락처, 복용 중인 약, 자산이나 중요한 서류의 위치, 장례에 대한 생각,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 등을 하나씩 적어두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웰다잉 준비,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웰다잉 준비를 한 번에 모두 끝낼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가족과 평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치료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필요한 경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어요.
그다음 중요한 서류와 연락처를 정리하고 인생노트를 작성해 보세요.
가까운 노인복지관이나 지자체에서 웰다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과 대화를 시작할 때도 너무 무겁게 접근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프게 되면 어떤 치료를 원하는지”, “누가 중요한 연락을 맡으면 좋을지”, “장례나 돌봄에 대해 바라는 점이 있는지”처럼 현실적인 질문부터 천천히 이야기해 보세요.
생각이 바뀐다면 기록도 다시 수정하면 됩니다.
웰다잉의 목적은 모든 결정을 미리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생각을 가족과 공유하고 중요한 순간에 서로 덜 당황하도록 준비하는 것에 있습니다.
웰다잉은 죽음을 서두르는 준비가 아니라 지금의 삶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한 준비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웰다잉 교육, 인생노트처럼 자신에게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시작해 보세요.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스스로 생각하고 가족과 이야기해 보는 것, 그것이 웰다잉 준비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